생각의 탄생 (~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 도구) - 로버트 & 미셸 루트번스타인

 

창조적 사고의 과정은 보편적이다. 한 분야의 창조적 사고를 배운다는 것은 다른 분야에서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이다. 이 책은 창조적 사고의 본질을 파헤치고, 창조적 사고를 위한 생각 도구를 소개함에 그 목적이 있다. 지식이 쏟아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지식을 활용, 통합해서 혁신적인 새로운 통찰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해졌고, 이러한 관점을 갖기 위한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블로그 글쓴이의 생각은 이와 같이 표시했습니다. 이탤릭체는 책의 구절과 거의 유사하게 인용한 부분입니다.

 

저자:

- 로버트 & 미셸 루트번스타인

  로버트는 미시간 주립대학 생리학과 교수로, 맥아더 펠로우십을 수상했다. 미셸은 로버트의 부인이자 연구동반자로서 역사와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 맥아더 펠로우십(MacArthur Fellowship)

  뛰어난 창의성을 보여준 예술가, 학자 등에게 맥아더 재단에서 매 해 수여하는 상

 

목차: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

생각도구1 관찰

생각도구2 형상화

생각도구3 추상화

생각도구4 패턴인식

생각도구5 패턴형성

생각도구6 유추

생각도구7 몸으로 생각하기

생각도구8 감정이입

생각도구9 차원적 사고

생각도구10 모형 만들기

생각도구11 놀이

생각도구12 변형

생각도구13 통합

전인을 길러내는 통합교육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

오늘날의 교육은 배우는 이들에게 한 분야에 머무르도록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창조적 사고는 각 분야의 경계를 허물고 통찰을 서로 주고받음으로써 더 분명해지고 완전해질 수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정신적 요리'에 비유할 수 있으며, '무엇을 생각(요리)하는가' 에서 '어떻게 생각(요리)하는가'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정신적 요리의 대가들은 요리를 직접 하지 않고도, 가상으로 재료를 혼합한 것 만으로도 어떤 맛이 나올지 직감으로 알 수 있다. 책 '지능의 사생활'에서 지능을 정의했던 추상적 사고방식과 머릿 속 시뮬레이션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형상화하는 것이라 정의한 구절을 생각나게 한다. 이러한 직감의 특징은 언어, 그림, 수식 등과 같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로 옮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특징에 창조적 사고의 본질이 숨어있다. 무의식 속의 해답, 이는 도파민과도 연관돼 보인다. 과학적 방법이란, 직관으로 알아낸 것을 과학 이론의 틀에 집어넣고 이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신경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는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정서와 관련된 부위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은 합리적인 계획 수립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몰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느낌과 직관은 `합리적 사고`의 원천이자 기반이다. 

 

창조적 사고는 직관이 먼저 따르고, 과학, 예술, 언어 등 인간이 만들어 놓은 구체적 표현 수단으로 가시화시킨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이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공통된 원리이다. 언어와 같이 인간이 만든 표현 수단은 기호일 뿐 느낌 자체의 본질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오직 직관만이 교감을 통하여 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의 성과는 면밀한 의도나 계획에서 오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부터 바로 나온다.'라고 말한다. 통찰은 느낌과 직관의 영역에서 발생하여 동일한 창조적 경로를 거쳐 의식 속에 출현한다. 과학과 예술은 이러한 창조의 관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직관을 위한 생각 도구는 여러 학문에 공통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

창조적 사고의 산물을 '실재'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이것들이 상징하는 감각, 정서, 경험적 느낌을 재창조해낼 수 있는 기술에 달려있다. 생산적인 사고는 내적 상상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피아노를 좋아하는 본인으로서는 자주 듣고 연주했던 곡을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능력과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소개한 저자의 대학시절 친구 '존'의 예는 이러한 기술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극단적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는 물리학 방정식을 마스터했고, 시험에서는 사상 최고 점수를 받았다. 어느날 그는 오래된 강의실의 육중한 문을 열지 못했고, 그러한 모습을 보던 다른 친구가 손잡이 부분을 밀자 쉽게 열었다. 존은 문의 가운데를 밀려고 애썼지만, 문을 연 친구는 손잡이 부분을 밀었기 때문이다. 존은 물리학 원리 중 하나인 '토크'를 공부하고, 문제를 맞추었음에도 실재와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서도 실재와 연결하지 못했던 내용을 생각나게 한다. 학습은 실재와 연결시킬 수 있을 때 완전해진다. 수학의 경우에도 단지 시험지에 답을 쓰는 전달언어로서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수학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이것이 실재와의 연결이다.

 

여가활동의 결핍, 지적 편중은 시야를 좁게한다.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아버지는 이러한 모습의 전형이었다. 아버지가 받은 케임브리지대학의 교육은 학생들이 두뇌만 집중적으로 사용토록 하여 정신을 불구로 만들었다. 그는 '주입식 교육'에 특화된 나머지, 자신의 언행에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는 스스로의 감정과 느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능력도 상실하게 했으며, 이는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어떤 일도 못하도록 만들었다.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 직관을 민감하게 인지하고 이를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창조적 사고 뿐 아니라 삶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구절이다.  이해가 아니라 외움으로써 알게된 지식은 응용할 수 없고, 따라서 이를 반영한 창조도 불가능하다. 일상과 지식은 결합해야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할 생각도구들은 언어와 상징 이전의 것이다. 사람들이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말과 공식을 발견하기 훨씬 이전부터 수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의 덩어리가 솟아오름을 '느낀다'. 생각 도구 중 가장 중요한 통합은 완전한 이해를 가리킨다. 이는 기억, 지식, 상상, 느낌 등 모든 것이 전체로, 몸을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합적 이해' 또는 '종합지(synosia)' 라고 부르고, 이것이 생각 도구 소개의 궁극적 목표이다. 저자는 본 책에서 소개할 생각도구에 대해 중요한 6가지를 소개한다.

 

1. 본 이론은 창조적 사람들이 실제 사용했던 사고방법에 크게 의존한다.

2. 본 저자는 이러한 생각도구에 주목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다.

3. 이 생각도구들은 환상과 실재 사이에 다리를 놓아 통합적 이해를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4. 이 생각도구들이 지식을 습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5. 주방기구를 능숙하게 다룬다고 혁신적인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독창성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장비다루는 법(생각도구에 대한 이해)은 창조를 위해서 필수적이다.

6. 이 도구들은 직장과 집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쓰임새는 교육에 방점을 둔다. 창조적 사고 이해에 실패한다면 창조적 인간 육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