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은 체중, 키, 혈압, 눈동자의 색 처럼 인간의 특징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지능에 대해서 만큼은 인간 가치의 궁극적 기준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능은 무엇이며, 조상들로부터 어떻게 생겨났으며, 지능의 정도에 따라 사람의 행동 및 사고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고,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파헤친다. '진화적으로 익숙한 것',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을 기준으로 지능에 따른 인간의 선택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지능이란 인간의 특성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며, 때로는 인류의 종속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 참고 사항: 진화적 역사, 문화를 제외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논리의 근거로 삼은 현재 통계 자료 대부분은 미국, 영국의 조사 결과입니다.
저자:
- 가나자와 사토시
런던대학교 정치경제대학 경영학과 부교수, 버크벡칼리지 심리학과의 명예연구원. 심리학 뿐 아니라 사회/정치/경제/인류/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발표해왔다.
1부 지능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기 전에 알아야 할 몇 가지
Chapter01 진화심리학의 기본적인 질문들
Chapter02 21세기를 사는 1만 년 전의 뇌
Chapter03 지능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Chapter04 지능이 잘하는 일은 따로 있다.
2부 IQ가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좌우한다
Chapter05 진보 VS 보수, 어느 쪽을 지지하십니까
Chapter06 신께 기도하느니 차라리 휴식을 택하겠다
Chapter07 머리가 좋다고 사랑도 잘할까
Chapter08 아침잠이 많은 이들을 위한 변명
Chapter09 똑똑한 그가 동성애를 선택한 이유
Chapter10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Chapter11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 머리가 더 좋다고?
Chapter12 똑 부러지는 내 애인, 왜 아이 낳는건 두려워할까
Chapter13 라이프스타일? IQ 스타일!
Chapter03 지능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지능 (일반지능)은 연역/귀납을 통한 판단, 추상적 사고, 유추, 정보 통합, 그리고 이것을 새로운 영역에 적용하는 능력이다. 지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먼저 다음 오해를 해결하고자 한다.
오해 1. IQ 검사는 문화적으로 편향되어 있다
IQ 검사는 문화적으로 편향되지 않았다. 혈압/체중 측정처럼 인간의 몸의 특성 중 하나를 측정하는 기준일 뿐이다. 레이븐의 누진행렬검사 (Raven's Progressive Matrices Test - 도형 행렬을 제시한 다음 패턴에서 빠진 부분 추측하는 검사방법)가 일반 지능을 측정하는 최고의 검사로 일컬어진다.
오해 2. 지능과 IQ는 같은 게 아니라서 지능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러한 오해가 생겨난 이유로 IQ검사 시 마다 같은 사람에 대해서 수치가 달라지고, 더 크게는 집단에 따라 이 수치가 달라지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즉 그들은 다양한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평균 지능이 같아야 한다고 믿는다. (지능의 사생활 (Chapter 1~2) 에서 소개한 도덕주의적 오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체중계가 체중을 재는데 이용되듯, 지능 연구자들은 IQ검사가 지능을 측정하는 도구임에 만장일치로 동의한다.
오해 3. IQ 검사는 믿을 수 없다
과학적 측정치는 항상 일정한 값을 얻을 수는 없다. 같은 사람이더라도 여러번 IQ검사를 받으면 조금씩 점수가 달라질 것이다. 지능 연구자 아서 젠슨(Arthur R. Jensen)은 혈압을 측정하는 혈압계와 실제혈압의 상관관계는 0.5이지만, IQ 검사와 개인의 실제 일반지능의 상관 관계는 0.9~0.99 정도라고 본다.
오해 4. 지능은 유전자가 아니라 오로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모든 인간 특성에는 유전자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터크하이머(Turkheimer)의 행동유전학 제 1법칙). 저자는 50-0-50 법칙을 예로 드는데, 이는 유전자 (50%), 형제 자매가 양육과 같은 가족 내에서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환경 (0%), 형제 자매를 다르게 만드는 가족 밖의 모든 일과 같은 공유되지 않은 환경 (50%)에 대해서, 각각 표시한 비율 만큼 인간의 성격 특성, 사회적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양육(부모가 아이를 기르는 방식)은 이에 큰 영향이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법칙의 드문 예외 중 하나가 지능인데, 지능은 80%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오해 5. 교육을 통해 지능을 높일 수 있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독서를 더 많이 하고, 교육을 더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이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교육은 지능을 높이지 못한다. 지능을 주로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이다. 지능은 키 만큼 유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전 가능성에는 특이한 점이 있는데, 어떤 특성의 유전 가능성과 적응성(그 특성이 생존, 번식에 얼마나 중요한지)은 서로 반비례 관계라는 것이다. 실제 도움이 되는 적응성이라면 후손을 거듭할수록 특성이 희석되어 결국 해당 종 내의 모든 개인들이 균등한 정도로 갖게 되기 때문에 적응성 그 자체는 결국 유전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 (제 해석입니다). 진화는 그 특성의 적응성이 낮을수록 모든 개인이 균등하게 갖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지능이 아주 높은 유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은 지능이 생존, 번식에 그렇게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진화한 심리 기제들은 영역 특수적이다. (ex. 사기꾼 탐지 기제, 모국어를 배우게 하는 언어 습득 장치 등. 놀랍게도 아기의 언어 습득 장치는 어른이 되어서 제 2 언어를 배울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말은, 진화 심리기제는 특정한 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뜻이고, 특정한 문제를 벗어나서는 각 심리기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이 일반적이었다. 플라이스토세(160만년 전 ~ 1만년 전)는 놀라울 정도로 불변, 지속성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심리 기제의 진화는 이처럼 불변, 안정된 환경을 전제로 한다.
특정한 맥락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반적인 문제, 비반복적 문제(ex. 컴퓨터, IQ검사, 회사 업무 등)는 현대에 이르러 그 빈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조상들도 이와 같은 비반복적 문제(화재/홍수/가뭄 시 대피 등 문제를 해결할 방법 추론)를 마주쳤을 것이고, 이에 따라 생각/추론할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가 선택되어 현재 우리가 '일반 지능'이라 부르는 것이 진화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조상들에게는 비반복적 문제가 잦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일반 지능'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이 많이 발생하는 현대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러한 관점은 지능이 높은 개인이 낮은 이들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진화적으로 익숙한 상황에 대해서는 지능이 높다고 그러한 문제를 잘 해결하지는 못한다.
이제 책 전반적으로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 vs 진화적으로 익숙한 것 에 대해 지능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Chapter04 지능이 잘하는 일은 따로 있다.
앞의 Chapter에서 의논했듯이, 일반지능이 진화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잘 처리할 수 있다면, 지능이 낮은 개인은 그러한 문제를 잘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진화적으로 익숙한 문제에 있어서는 지능이 낮은 사람에게 사바나 원칙(진화적으로 익숙한 문제 상황에서 익숙한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것)이 더 강하가 적용될 것이다. 저자는 이를 사바나-IQ 상호작용 가설로 이름지었다.
이 가설과 관련지어, 저자는 다양한 예를 들었지만(TV인물을 실제 인물과 구분하는 것, 영재들이 취약한 연애, 지능과 자식의 수 등) 그 중 하나로 지능에 따른 운동을 소개한다.
우리의 조상들은 수렵, 채집 활동을 하며 끊임없이 신체 활동을 했다. 따라서 현대에 이르러 규칙적인 운동은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이다. 따라서 사바나-IQ 상호작용 가설에 따라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지능이 낮은 사람들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지능이 높을수록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본 조사를 위해 통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교육, 소득, 고용 형태 등)를 모두 통제하고 조사한 결과 운동 계획을 잘 유지할 수록 지능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바나-IQ 상호작용 가설에 이어서 이 책의 중심 키워드인 '지능의 역설'은, 지능이 높은 개인일수록 진화가 우리 몸에 설계하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것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는 반면, 진화적으로 익숙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에는 지능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것을 의미한다. 즉, 지능이 높은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바보 같아 보이는 선호와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Chapter에서 지능의 역설이 적용되는 사례에 대해 소개한다. 여기서 지능 연구와 가치관 문제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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