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사생활 (Chapter 5~6) - 가나자와 사토시

지능은 체중, 키, 혈압, 눈동자의 색 처럼 인간의 특징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은 지능에 대해서 만큼은 인간 가치의 궁극적 기준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능은 무엇이며, 조상들로부터 어떻게 생겨났으며, 지능의 정도에 따라 사람의 행동 및 사고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고,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파헤친다. '진화적으로 익숙한 것',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을 기준으로 지능에 따른 인간의 선택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지능이란 인간의 특성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며, 때로는 인류의 종속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 참고 사항: 진화적 역사, 문화를 제외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논리의 근거로 삼은 현재 통계 자료 대부분은 미국, 영국의 조사 결과입니다.

 

저자:

- 가나자와 사토시

  런던대학교 정치경제대학 경영학과 부교수, 버크벡칼리지 심리학과의 명예연구원. 심리학 뿐 아니라 사회/정치/경제/인류/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발표해왔다.

 

1부 지능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기 전에 알아야 할 몇 가지

Chapter01 진화심리학의 기본적인 질문들

Chapter02 21세기를 사는 1만 년 전의 뇌

Chapter03 지능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Chapter04 지능이 잘하는 일은 따로 있다.

2부 IQ가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좌우한다

Chapter05 진보 VS 보수, 어느 쪽을 지지하십니까

Chapter06 신께 기도하느니 차라리 휴식을 택하겠다

Chapter07 머리가 좋다고 사랑도 잘할까

Chapter08 아침잠이 많은 이들을 위한 변명

Chapter09 똑똑한 그가 동성애를 선택한 이유

Chapter10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Chapter11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 머리가 더 좋다고?

Chapter12 똑 부러지는 내 애인, 왜 아이 낳는건 두려워할까

Chapter13 라이프스타일? IQ 스타일!

 

Chapter05 진보 VS 보수, 어느 쪽을 지지하십니까.

진보, 보수를 논하기 앞서서 먼저 정의(이 책에서는 미국을 기준으로)를 내리자면, 진보주의자들은 세금과 소득 분배를 통해 결과적으로 평등을 목표로 한다. 반면 보수주의자는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되, 균등한 기회 내에서의 결과의 불평등은 용인한다.

 

인류학에 알려진 1500개 이상의 인간 문화 사례를 다루는 <세계문화백과사전 (The Encyclopedia)>를 통해 우리 조상의 문화를 추론했다. 이에 따르면, 수렵채집인들 사이에서는 자기 종족 구성원 간 자원, 식량을 나누는 것이 흔했다. 다른 종족과 거래는 할 수 있지만, 댓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나누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기반으로 사바나-IQ 상호작용 가설을 적용하자면, 만난 적이 없거나, 만날 가능성도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자원을 나눠준다는 선택(진보주의자)은 지능이 높은 사람이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조사 결과, 상관 요인(나이, 종족, 교육, 소득, 종교, 집단의 이념 등) 및 잠재적 교란 변수들을 통제해도 지능이 높은 아이들이 진보주의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인구의 평균 지능이 높은 사회일수록 더 진보적(소득세율 상승, 소득 불평등 감소)인 것이 드러났다.

 

일반 지능을 제외한 모든 인간 본능은 '상식'으로 볼 수 있다. 즉, 상식이 진화적으로 익숙하기 때문에 지능의 역설 관점에서 보자면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상식을 따를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다. 이에 따른 저자의 관점은, 진보주의자같이 지능이 높을수록 상식이 부족해서 바보같아 보일 가능성이 높고, 보수주의자같이 지능이 낮은 사람들일수록 실용적 상식을 갖고 있어서 똑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을 지능의 역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생물학자 아모츠 자하비(Amortz Zahavi)는 장애 원리(Handicap principle)을 제안한다. 이에 대한 주요한 예로 공작의 꽁지깃이 있는데, 수컷의 꽁지깃이 더 화려할수록 암컷의 관심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꽁지깃이 화려할수록 천적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사실상 번식 면에서는 불리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꽁지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이, 꽁지깃이 없는 다른 수컷들보다 더 달리기가 빠르고 힘이 세다는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지능의 역설의 관점을 본 사실에 빗대어 설명한다 (전적으로는 아닌 일부).

 

Chapter06 신께 기도하느니 차라리 휴식을 택하겠다.

 

신앙심에 적용된 오류 관리 이론

저자는 인류에게 '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 있어서 위 그림의 '1종 오류(피해망상)' 로 인한 것임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숲길을 지나고 있을 때,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동물이나 바람으로 인한 소리이지만,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는 적이 낸 소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1종 오류이다. 반면 2종 오류는 자연에 의한 소리라고 넘겨짚었지만, 사실은 실제로 적이어서 본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후자의 경우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해지므로, 인간에게는 1종 오류로 생각하는 것이 진화 심리기제로 남았으리라고 추정할 수 있다. 즉 '1종 오류'와 같은 판단(피해망상)은 진화적으로 익숙한 것이다. 이를 '연기 탐지기 원리'라고도 한다.

 

'신'을 믿는다는 것에 있어서도 1종 오류와 유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덤불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벼락과 같은 자연 현상으로 인해 불이 붙었다고 볼 수도 있고, 당신에게 뜻을 전하려는 신의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1종 오류는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이끈다. 이런 관점에서 신(초자연적인 것)의 존재를 믿는 인간의 신앙심은 그 자체가 진화한 것이 아닌 피해망상적인 진화 심리 기제로 인한 부산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러한 논리로 보자면, 1종 오류적 생각이 진화적으로 익숙하므로, 지능이 높은 사람이 무신론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을 통제하고 조사한 결과 사실임이 드러났다.